친구가 유럽여행을 했다고 하길래 로마에 가본 느낌이 어떠나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놈 왈 "로마에 가보믄,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제."
1. 로마 도착
2012년 3월 7일 07:15 바르셀로나 공항 1터미널 출발 by vueling airlines
(75.49유로 - 위탁수하물 1개 요금 12유로 포함)
같은 날 09:00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Rome Fiumicino Airport) 3터미널 도착
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은 계획일 뿐이고 40분 정도 늦게 도착한 것 같다.
로마에는 공항이 2군데인데 주공항이 피우미치노 공항(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이다.
치암피노 공항(Ciampino)은 저가항공사가 많이 이용한단다.
시내중심지인 테르미니 역(Termini)까지 교통편은 피우미치노 공항이 더 편하다고 한다.
A 치암피노 공항
B 피우미치노 공항(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
2. 시내 이동
EU국가 내 이동은 입국심사가 없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짐 찾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시내까지 어떻게 가지? 지하철을 타야 하나?'하고 생각하는데 광고판이 눈에 띄었다.
Terravision이란 버스가 4유로에 시내까지 모시고 있다.
테르미니 역까지 30~40분은 걸린다는데 4유로(약 6,000원)면 아주 착한 가격이다.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근처 호텔까지 10분 정도 가는데 4.5파운드(약 8,000원)를 낸 걸 생각하면 그저 고마울 뿐이다.
밖으로 나와 정류소에 가보니 버스 회사가 여러 군데이고 테르미니까지 가격도 제각각이다.
8유로 받는 데도 있었던 거 같고..
4유로짜리나 8유로짜리나 버스는 모두 깨끗하고 걸리는 시간도 비슷했다.
굳이 호객꾼한테 8유로짜리 표를 살 필요가 없어서...
공항을 안팎으로 2번을 왔다 갔다 하면서 힘들게 Terravision 매표소를 찾아 표를 사왔더니 정류소에서 아가씨가 표를 팔고 있었다. --;;
어쨌든 버스는 도로를 신나게 달려서 테르미니 역에 도착했다.
사실 테르미니는 공사 중이었는데 찍어놓은 사진이 없다. 이 사진은 인터넷에서 찾은 것인데 내가 기억하는 테르미니와 가장 비슷하다.
사실은 차도 사람도 더 많고 복잡했다.
로마 중앙역이니까...
3. 시내 구경
어쩌다 보니 로마에 이틀밖에 머물 수 없게 되어 시내관광버스(City Tour Bus)를 탔다.
누구는 돈 아깝다고 하고 누구는 짧은 시간에 주요 관광지를 볼 수 있어서 괜찮다고도 하던데...
Hop-On Hop-Off 버스투어는 정해진 시간 동안 횟수에 상관 없이 버스(관광용 2층 버스)를 타고 다니며 자기가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려 구경한 후에 다시 버스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버스는 정해진 시간 간격으로 정류소를 돌아다닌다.
유명 관광지에는 대부분 이런 버스가 있다.
투어 버스가 다 똑같은 줄 알고 바로 눈에 띈 파란 버스를 탔다. 무려 16개국어로 안내를 해준다고 하길래 별 생각 없이 탔는데...
요놈은 30분에 1대씩 온다. 간발의 차이로 1대를 놓치면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ㅜㅜ
시내(구 시가)가 그리 크지 않으니까 다른 곳에서 구경하다가 그 근처 정류장에 가서 기다릴까 했지만 지리도 어둡고 정류장 표시도 잘 안 되어있다.
투어 버스는 아무 버스나 타는게 아니라 표를 끊은 회사의 버스만 탈 수 있다. 회사 별로 버스 색깔이 다른데 밑에 노란 버스가 그중 자주 다니는 것 같았다.
21유로를 내고 24시간 동안 투어 버스를 이용했는데 그다지 추천할만한 건 아니다. 우선 로마의 지하철, 버스, 트램을 24시간 맘대로 이용할 수 있는 1일 티켓이 4유로이다.
하루짜리 교통티켓만 있어도 시내 지도 보면서 돌아다니면 충분히 구경할 수 있다. 투어 버스는 로마를 전혀 모르는 돈많은 관광객들이 타고 다니지 배낭여행객이 타지는 않는 것 같다.
그나마 투어 버스를 잘 이용하려면 우선 처음부터 끝까지 전 코스를 타보고 나서(중간에 멋있는 광경이 나타나 어서 내려와 구경하라고 유혹해도 꾹 참고 끝까지 가야 한다), 제일 보고 싶은 장소를 정한 후에 내려서 구경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한번 내리면 여기저기 넋놓고 돌아다니느라 시간 맞춰 투어 버스를 다시 타기는 정말 어렵다.
4. 로마의 유적
버스를 타고 가다 멋있는 건물이 보여서 내렸는데 바로 베네치아 광장(Piazza Venezia)에 있는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Vittoriano)이다.
사진 찍은 위치에서 왼쪽으로 돌아나가면 바로 콜로세움이 보인다. 콜로세움을 보려고 발걸음을 빨리 했는데...
눈앞에 보이는 콜로세움까지 가는데 4시간이 걸렸다. 중간에 있는 포로 로마노(Foro Romano) 구경하느라고...
포로 로마노 구경하는 동안 계속 콜로세움이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는데 갈 수가 없었다. 포로 로마노도 정말 볼 게 많으니까..
어쨋든 베네치아 광장, 포로 로마노, 콜로세움을 보고 느낀 건
돌아가신 왕회장님이라도 하루 아침에 이렇게 짓기는 어렵겠더라는 거...
어떻게 서유럽은 또는 로마는 이런 위대한 문명을 이룰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쭈욱 했다.
지금까지 내린 결론은,
우선 다른 문명도 로마만큼 또는 로마보다 더 훌륭한 유적을 남겼다.
진시황의 병마용, 피라미드...
두번째로 이탈리아에는 질좋은 대리석이 있다.
당연히 주위에 많이 있는 재료로 집을 짓고 조각상을 만들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질좋은 나무로 훌륭한 건축물을 많이 만들었지만 불에 타서 없어졌을 뿐.
석굴암은 남았지만 남대문은 탔다...
시오노 나나미는 피정복민에 대한 개방성이 로마를 세계제국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것도 비슷한 이야기인데,
어째서 서유럽은 산업화(근대화가 아닌)를 가장 먼저 이룰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도 여행 내내 했다.
제레미 다이아몬드는 가축을 기르고 농작물을 재배하기에 유리한 유라시아의 지리적 환경이 유럽을 발전시켰고,
또한 유럽 내부적으로 통일되지 않고 분열되어 여러 세력이 경쟁을 계속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통일된 중국은 권력이 안정되어 정체되었기 때문에 근대화에 늦었다고 한다.
프로테스탄티즘이 자본주의 발전의 요인이라는 베버보다는 좀 낫지만...
(다이아몬드나 베버의 시각을 유럽중심주의, 유럽중심적 확산론이라고 한댄다.)
그보다는
식민지 약탈로 인한 이윤이 서유럽 자본주의의 밑천이 되었다는 주장이 마음에 든다.
서구가 아메리카, 아프리카 원주민과 싸워 그들을 굴복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폭력을 '합리적'으로 사용하여 집요하게 침탈했기 때문이란다. 전염병도 옆에서 도와주고..
(제임스 블라우트 - 식민주의자의 세계모델)
(주경철 - 대항해시대)
서양인들은 폭력마저 합리적으로???
서유럽이 전쟁에 강한 이유는 중세 내내 지들끼리 싸우고 이슬람하고도 싸웠기 때문이 아닐까..
백년전쟁, 30년전쟁, 레콘키스타, 십자군...
몽골이 아시아를 평정하면서 갈고 닦은 전투력으로 유럽을 쑥대밭으로 만든 것처럼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시대를 정리하고 그 기세로 조선을 침략했듯이.
맨날 쌈질하던 놈들이 쳐들어오면 안 싸워본 사람들은 당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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